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총선 정국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김건희 여사로부터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 등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지만 무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한 후보는 문자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앞서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지난 4일 CBS라디오에서 4·10 총선을 앞두고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한 후보가 이를 ‘읽씹(읽고 씹었다)’ 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이 공개한 문자에 따르면, 김 여사는 한 후보에게 “최근 저의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몇 번이나 국민들께 사과하려고 했지만, 대통령 후보 시절 사과했다가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진 기억이 있어 망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 사과하라면 하고 더 한 것도 요청하시면 따르겠다. 한 위원장님 뜻대로 따르겠으니 검토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김 실장은 “사실 문자 내용이 긴데, 사적인 부분과 부적절한 내용도 좀 있어서 핵심 내용만 정리해 분석한 것”이라면서 “문제는 한 후보가 이 문자를 우리 흔한 말로 ‘읽씹’ 했다는 것이다. 일체의 답변을 안 했다. 그래서 김 여사 입장에서 굉장히 모욕을 느꼈다고 들었다. 문자를 보면 굉장히 굴욕적으로 저자세로 정중하게 보냈는데, 한 후보가 일체의 답변도 응답도 없었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왜 지금 시점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의아하다”며 반박에 나섰다.


그는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 식당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총선 기간 동안 대통령실과 공적 통로를 통해 소통했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저는 집권당의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김 여사에게)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사과하겠다’는 문자를 보냈는지를 묻자 “내용을 재구성했다고 하지 않았나. 내용이 좀 다르다”고 반박했다. 어떤 내용이 다른지 거듭 묻자 “내가 쓰거나 보낸 문자가 아닌데 그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기 적절치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