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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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의 패배가 아닌, 무능에 대한 응징이다.” 4일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확정된 보수당의 참패를 두고 시사 주간지 애틀랜틱이 내놓은 평가다. 이날 개표 결과 보수당은 전체 650석 중 121석만 확보해 251석을 잃었다. 1834년 창당 이래 190년 만에 보수당이 받아 든 최악의 성적표다.


선거 직후 현지 언론들은 노동당이 잘했다기보다 보수당이 14년 동안 장기 집권하며 정책과 철학, 능력과 도덕성 등 모든 분야에서 총체적 무능을 드러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보수당의 쇠락은 유권자들이 실생활에서 정권의 무능함을 체감하면서 시작됐다. 보수당은 2010년 집권 후 재정 적자를 줄이겠다며 예산을 대폭 삭감했는데 결과적으로 의료·교육 등 필수 공공서비스까지 붕괴해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질이 급격히 악화했다는 것이다. 정책 감시·분석 기업 ‘폴리시 모굴’에 따르면, 지난 14년간 보수당이 삭감한 보건 의료 예산은 373억파운드(약 65조8300억원)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 코로나가 창궐하자 의료 시스템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무너졌다. 현재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해 대기 중인 환자만 750만명에 이른다. 워싱턴포스트는 2일 “영국의 무상 의료 시스템인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인력난 등이 심각해 치과 진료 예약일을 기다리지 못하는 이들이 집에서 손수 발치(拔齒)를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 총선에서 NHS의 붕괴는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과도한 예산 삭감으로 보건·교육 등이 붕괴되며 보수당의 인기가 하락하자 보수당은 보수 본연의 원칙을 잃고 일관성 없는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책을 남발하기 시작했다. 2016년 국민투표를 통해 가결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2020년)가 대표적이다. 몰려드는 난민으로 반(反)이민자 정서가 확산하자, 보수당은 ‘장벽 없는 무역’으로 대표되는 자유시장경제의 가치를 포기하고 대중의 즉흥적 분노에 편승해 브렉시트를 주도했다. 브렉시트는 결국 무역·해외 투자·생산성이 모두 감소하는 경제적 재앙으로 이어졌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브렉시트 가결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 2016년 물러난 후 8년 동안 총리 네 명이 길어야 3년, 짧게는 한 달여씩 일하며 갈팡질팡했다. 불안한 국민을 달래기 급급했던 보수당은 근시안적 정책을 잇따라 내놨다. 보리스 존슨 전 총리는 ‘세금을 인상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깨고 40년 만에 최대 규모의 증세를 했다. 후임자인 리즈 트러스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물가가 치솟는 와중에 갑자기 감세를 단행해 나라를 파산 직전까지 내몰았고, 두 달도 못 돼 ‘최단기 총리’ 불명예 기록을 세우며 낙마했다. 가디언은 “(보수당) 정부가 실패한 것은 하나의 나쁜 정책이 아니라 여러 정책의 잇단 실패를 반복해 국가를 후퇴시켰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가 지난 5월 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3%가 “영국의 현재 상태가 2010년보다 나쁘다”고 답했다.


보수의 또 다른 가치인 법치를 무시하는 부도덕한 행태도 국민의 불만을 샀다. 존슨 전 총리는 재임 시절 코로나로 인한 봉쇄(록다운) 지침을 어기고 관저에서 파티를 연 사실이 드러나 비판받았다. 당시 영국에선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었는데, 관저뿐만 아니라 보수당 당사에서도 10개월간 최소 15차례 술자리가 열렸다는 사실에 국민은 분노했고 존슨은 불명예 퇴진했다.


인도계 엘리트인 40대 리시 수낙 총리는 전임자들의 실정(失政)을 수습할 적임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적으로 보수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NHS 개혁, 고속철도 프로젝트, 교육 시스템 개혁 등의 사업을 잇따라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반이주자 정서가 커지자 영국으로 오는 난민을 돈 주고 르완다로 보내겠다는 결정은 안 그래도 ‘인간미 떨어지는 잘난 척’ 이미지가 강했던 수낙과 유권자의 마음이 더 벌어지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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