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국회의원 총선 참패를 수습할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가 공식 출범했지만,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이 전면에 포진하면서 시작부터 한계론이 제기된다. 비대위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경선 룰 개정 문제 등을 논의하게 된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사실상 친윤계 사이에서 미리 공감대가 형성된 지도부라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지배적이다. 비대위 인선과 관련해서 윤재옥 전 원내대표가 구상한 안을 황 비대위원장이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국민의힘 비대위에는 유상범(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의원, 엄태영(충북 제천·단양) 의원,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당선인, 서울 강동갑에서 낙선한 전주혜(비례대표) 의원이 합류했다. 당연직 비대위원인 정책위의장에는 3선이 예정된 정점식(경남 통영·고성) 의원이, 사무총장에는 역시 3선이 되는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의원이 내정됐다. 비대위원장 및 비대위원은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까지 활동하는데 전당대회 경선 규칙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김 당선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친윤계로 분류된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모두 국민의힘 의원인데 인선 때마다 친윤이라고 도식적으로 구분하는 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구 출신인 추 원내대표는 자신을 보좌할 원내 수석부대표에 수도권 출신 배준영 의원을 내정했다.

비대위원 대부분이 친윤 주류이자 상대적으로 수도권 인사가 적은 만큼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총선에서 험지에 출마한 3040모임인 첫목회 소속 인사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안철수(경기 성남 분당갑) 의원은 통화에서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참패한 만큼 수도권 민심을 전할 통로를 더 확보할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대위가 친윤 주류 인사로 구성된 만큼 전당대회 개최 시점과 경선 룰 개정 문제 등을 놓고 대통령실 의중을 고려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은 통화에서 당원 100%인 경선 룰과 관련 “50대 50으로 하는 등 전당대회에서 민심을 반영하는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과 추 원내대표는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과 상견례를 겸한 총선 후 첫 고위 당정 회의를 했고, 이날 윤 대통령과 상견례를 겸한 만찬 회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