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3 전당대회에 나서는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 친윤(친윤석열), 비윤(비윤석열)에 이어 ‘절윤(絶尹)’, ‘창윤(創尹)’ 등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지칭하는 신조어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주로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한동훈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한 후보의 약점으로 거론되는 윤 대통령과의 갈등론을 부각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들이다. 다만 경선 레이스 초반부터 집권여당을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이끌어갈지 등 비전 제시보다 대통령과의 친소관계가 쟁점이 되는 분위기에 대해 당 안팎에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창윤’이란 말은 윤석열정부 첫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원희룡 후보가 처음 꺼내들었다. 원 후보는 27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저는 윤석열정부를 만든, 창업을 한 창윤”이라고 말했다. 원 후보의 창윤 발언은 한 후보와 비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원 후보는 한 후보를 겨냥해 “윤 대통령과의 친소관계 때문에 법무부 장관이 되고 비대위원장이 됐다”고 깎아내렸다. 이어 “저는 오히려 (윤 대통령) 경쟁자였고 아무 친소관계가 없었던 사람이지만 정권교체를 위해, 그리고 우리가 만든 정권이기 때문에 끝까지 책임을 다하고 성공시키기 위해 (당권에 도전했다)”고 강조했다. 정치 경험이나 현 정부의 성공에 대한 책임감 측면에서 자신이 한 후보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한 후보를 겨냥해서는 ‘절윤’이란 말까지 나왔다. 윤 대통령과의 관계가 사실상 단절됐다는 취지의 말이다. 윤상현 후보는 전날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과 한 후보 두 분간 신뢰가 바닥”이라며 “대통령실에서 이 분(한 후보)은 아예 ‘절윤’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의 탈당 가능성이 아주 높아진다. 당정관계 파탄의 전주곡”이라고 했다.


한 후보는 이 같은 공세에 대해 이날 “당정관계는 최종 목표가 아니다. 최종 목표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느냐, 발전시키는 정책을 내느냐일 것”이라며 일축했다. 전날에는 “정치인의 친소관계가 계파의 기준이 되는 것은 참 후지다”고 했다. 나경원 후보는 “친윤·반윤 팔아서 본인들 다음 대선 캠프 만드나”라고 한·원 후보를 모두 겨눴다.


당 안팎에서는 ‘윤심(尹心)’ 관련 조어들이 난무하는 데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집권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당 운영의 비전이나 민생문제 해결 방안보다 대통령 이름만 자꾸 거론되는 건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전당대회와 관련해 ‘엄정 중립’을 강조해온 대통령실 역시 이런 기류에 불편해하는 분위기다. 친윤계에서는 “대통령과의 관계를 자꾸 거론하는 게 오히려 한 후보를 키워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당헌·당규 위반 논란이 일었던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러닝메이트’ 방식의 선거운동과 보좌진의 캠프 파견에 대해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