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심해 석유·가스전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가 긴급 진화에 나섰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어제(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 분석을 수행한 미국 액트지오사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했습니다.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액트지오의 세금 체납 사실을 한국석유공사와의 계약 당시에는 몰랐다면서 "정부를 대표해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액트지오는 지난해 2월 석유공사와의 계약 당시 1천650달러 수준의 법인 영업세를 체납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습니다.


산업부와 석유공사가 '액트지오는 법인 자격을 유지한 상태였기 때문에 계약에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파장이 지속되자 이날 브리핑을 통해 논란 해소에 나선 겁니다.


성공률 20%라서 5번 시추?


의혹과 해명이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브리핑에도 석연찮은 부분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산업부는 액트지오에 분석을 의뢰한 배경에 대해 "지난해 심해종합평가를 위해 3개 업체가 참여한 경쟁입찰을 시행했고, 기술과 가격평가를 거쳐 액트지오를 공정하게 선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초 석유공사는 경쟁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4곳이라고 밝혔는데, 정부가 3곳이라고 정정한 겁니다.


최 차관은 "네 군데는 착오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세 군데가 맞다"고 말했습니다.


액트지오 외에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어느 곳인지 묻는 질문에는 "입찰에 대해서는 원래 대외적으로 공표하지 않는다. 얘기 안 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라면서 말을 아꼈습니다.


정부는 탐사 성공률이 20%인 만큼 7개의 유망구조 중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한다는 입장인데, 그 근거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최 차관은 "20%의 확률이 기본적으로 5번에 1번 정도는 나온다는 생각에 5번 정도의 시추는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20% 확률이라고 해도 5번 중 1번은 무조건 성공하도록 보장해주는 것이 아닌데, 설명과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시추공 하나를 뚫는 데 드는 비용은 약 1천억원으로, 5개를 뚫는다면 최소 5천억원이 필요합니다. 


최 차관은 "성공률이라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 운이 좋으면 처음에 나올 수도 있고 극악하게 5번 다 안 나올 수도 있다"면서 "어떻게 보면 굉장히 운이 작용하는 게임"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리스크 발언은 통역 오류

산업부는 지난 7일 액트지오 고문인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의 기자회견 때 통역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아브레우 박사가 "경제성 있는 탄화수소가 누적돼 있다는 사실을 아직 찾지 못했다. 이것은 리스크를 의미할 수도 있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탄화수소는 석유·가스 탐사 시 자원의 부존 여부와 부존량을 알 수 있는 주요 지표 역할을 합니다.


산업부는 "이 발언이 이번에 도출된 유망구조에 대한 것이 아니라, 지난 3번(주작·홍게·방어)의 심해 시추에서 유의미한 탄화수소를 찾지 못했음을 언급한 것"이라면서 통역을 거치며 잘못된 의미로 전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부가 부랴부랴 브리핑을 열었지만, 석연찮은 해명에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